영화평 173

…ing

...ing (2003/한국) 장르 드라마, 로맨스감독 이언희출연 임수정, 김래원, 이미숙    감상평나의 평가 ★★☆☆☆ 기대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형편없었다. 단선적인 서사에 밋밋한 캐릭터, 일차원적인 연출 게다가 최루성 신파까지 한마디로 구제불능의 영화다. 영화라기보다는 광고나 화보, 뮤직비디오에 가까워 보였다. 이런 영화는 한계가 여실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별다른 갈등이나 굴곡, 사건도 없고 헐렁하고 방만하기 그지없다. 사건이라고 해 봐야 주인공 민아가 불치병 때문에 쓰러지고 결국엔 죽는 게 전부인데 영화는 민아의 병명조차 밝히지 않는다. 비교 자체가 모욕이긴 하지만 한국 멜로 영화의 걸작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주인공 정원도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나는데 마찬가지로 영화는 병명을 끝내 밝히지 않는..

영화평 2024.10.20

공동경비구역 JSA

공동경비구역 JSA (2000/한국) 장르 액션, 드라마, 스릴러, 전쟁감독 박찬욱출연 이영애, 이병헌,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감상평나의 평가 ★★★★☆ 박찬욱의 시작. 데뷔작은 아니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그의 경력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욱의 시작이기만 할까. 이병헌, 송강호, 신하균, 이영애 이들 모두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런 각별함 때문인지 박찬욱과 이들의 협업은 비단 이 영화로만 그치지 않는다. 바로 다음 영화 '복수는 나의 것'과 이후 '박쥐'에서 박찬욱은 송강호, 신하균과 작업하고 '쓰리, 몬스터'에서는 이병헌과 짧은 만남을 가진다. 그리고 복수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친절한 금자씨'로 이영애와 오랜만에 함께 한다. 이 영화 는 박찬욱이 명필름과 처음..

영화평 2024.10.06

Notting Hill

노팅 힐 (1999/영국,미국) 장르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감독 로저 미첼 출연 줄리아 로버츠, 휴 그랜트, 휴 보너빌,        에마 체임버스, 제임스 드라이퍼스,        리스 이펀즈, 팀 매키너니, 지나 매키    감상평나의 평가 ★★★☆☆ 'She'에서 'She'로 끝나지만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윌리엄이 아닐까. 윌리엄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영화는 윌리엄의 동선을 따라간다. 이 영화에 부제를 붙인다면 '노팅 힐 스타 탄생'이라 부름 직하다. 영국 노팅 힐의 작은 여행 서점을 운영하던 평범한 남자가 영화 홍보차 방문한 할리우드 톱스타 애나 스캇을 우연히(?) 만나 우여곡절 끝에 사랑에 성공한다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판타지를 스크린에 펼쳐 보인다..

영화평 2024.09.29

Adaptation.

어댑테이션 (2002/미국) 장르 코미디, 드라마감독 스파이크 존즈출연 니컬러스 케이지, 메릴 스트립,        크리스 쿠퍼, 틸다 스윈튼,        캐라 시모어, 브라이언 콕스    감상평나의 평가 ★★★★☆ 영화가 시작되면 어쩐지 소심하게 느껴지는 이름 모를 한 사내의 보이스 오버가 깔린다. 동시에 화면 하단에는 오프닝 크레디트가 작은 폰트로 깔린다. 이윽고 제목이 뜬다. "Adaptation." '각색'이라는 뜻이다. '적응'이라는 의미로도 이 영화에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주된 뜻은 '각색'이다. 이제 짐작이 가나? 오프닝 크레디트를 왜 그런 방식으로 깔았는지? 그렇다면 마침표는 왜 찍었을까? 각색의 마무리를 의미하는 것 아닐까? 엔딩에 가면 영화 속 작가가 지지부진했던 각색을 마무리한다..

영화평 2024.05.19

주홍글씨

주홍글씨 (2004/한국)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감독 변혁 출연 한석규, 이은주, 성현아, 엄지원 감상평 나의 평가 ★★★☆☆ '변혁'이 아니라 '변태'라고 불러야 할 듯. 감독의 똘끼가 충만한 영화라고 보여진다. 인상적인 영화인 것은 분명하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엔 뭔가 미진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엔딩에서 확 터져줬으면 했는데 임팩트가 부족했달까. 나름 여운이 있는 엔딩이긴 했지만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결말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대략 20년 전에 봤지만 이 영화의 반전만큼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기훈은 이성애자, 수현은 동성애자, 가희는 양성애자였고 수현과 가희는 친구가 아니라 연인 관계였다는 것. 다시 보니 그보다 더 충격적인 반전은 따로 있었다. 한 사장을 죽인 진범이 사실..

영화평 2024.04.11

쉘 위 댄스

쉘 위 댄스 (1996/일본) 장르 코미디, 드라마, 음악, 로맨스 감독 수오 마사유키 출연 야쿠쇼 코지, 쿠사카리 타미요, 다케나카 나오토, 와타나베 에리코 감상평 나의 평가 ★★★★☆ 스기야마는 부인과 딸과 함께 정원 딸린 단독 주택에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평범한 가장이자 성실한 샐러리맨이다. 직장 동료의 부러움을 살 만큼 그는 성공한 인생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일같이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은 그를 지치게 만드는데.. 이때 댄스 교습소의 '마이'가 그의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소심한 소시민의 전형인 그는 늘 멀리서만 바라볼 뿐 댄스 교습소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에서 사교댄스는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교양이 왜 일본으로 건너와서는 퇴폐적 문화..

영화평 2024.03.17

오! 브라더스

오! 브라더스 (2003/한국)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가족 감독 김용화 출연 이정재, 이범수, 이문식, 류승수, 김준희, 박영규, 이원종, 김형자, 공형진 감상평 나의 평가 ★★☆☆☆ 할리우드식 코미디 드라마를 충무로에 가져와 어설프게 이식시킨 영화. 2000년대 초반 충무로의 주된 경향이었던 조폭 코미디와 할리우드식 휴먼 드라마를 버무린 이질적인 조합의 영화다. 이 영화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작위적인 플롯과 저급한 코미디 그리고 억지 감동을 유발하는 신파 드라마는 한마디로 구제불능이다. 단순함의 극치를 달리는 단세포적 영화. 21년 전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다분히 진부하고 상투적이며 도식적이고 유치하다. 연출, 연기, 각본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게 없는 총체적 난국이다. 이 영화가 김용화 감독의 장편 ..

영화평 2024.03.05

지구를 지켜라!

지구를 지켜라! (2003/한국) 장르 코미디, 범죄, 드라마, 공포, SF, 스릴러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감상평 나의 평가 ★★★★☆ 코미디로 시작해 드라마로 귀착되기까지 액션 활극, 로맨스,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SF 등 오만 장르가 뒤섞인다. 하이브리드 장르 영화다. 무엇보다 이렇게나 상충되고 이질적인 장르들의 결합이라니. 듣도 보도 못한 영화의 탄생. 이 영화야말로 외계에서 온 영화 같다. 영화사에서 가장 개성 있고 독창적인 데뷔작 중의 하나로 꼽힐 만하다. 야심 찬 데뷔작으로서 에너지가 느껴진다. 재기 발랄하게 시작해서 관객의 가슴에 돌덩이를 얹는 것으로 끝맺는다. 거장들은 하나같이 새디스트인가. 박찬욱도 그렇고 故 김기덕도 그렇고 이 영화에서의 장준환도 그렇다. 특히나..

영화평 2023.08.22

The Terminal

터미널 (2004/미국) 장르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캐서린 제이타-존즈, 스탠리 투치, 치 맥브라이드, 디에이고 루나 감상평 나의 평가 ★★★★☆ 오프닝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비행 정보 전광판에 영화사 이름과 영화 제목이 각각 차례로 큼지막하게 표시된다. 누가 터미널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아니랄까 봐.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후 이런 오프닝 크레디트에 맛을 들였는지 스필버그의 장난기가 느껴진다. 직전에 만든 영화라서 그런가.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잔상이 여러모로 남아 있다. 그중 하나만 예를 들면 활주로 장면이다.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프랭크는 자수하고 미국에서 추방당하여 고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하는 굽타가 되었다. 오프닝 크레디트가 지나가면 입국..

영화평 2023.08.15

복수는 나의 것

복수는 나의 것 (2002/한국)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감상평 나의 평가 ★★★★☆ 금자 씨는 친절(?)하지만 우리 찬욱 씨는 친절하지 않다. 영화는 대사가 거의 없고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 류는 청각 장애인이다. 대사가 별로 없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말로 조지는 영화는 싫거든. 은 복수 삼부작의 시작이다. 사실 박찬욱이 복수 삼부작을 애초에 기획하고 만든 게 아니다. 만들다 보니 결과적으로 복수 삼부작이 완성된 것이다. '올드보이'와 비교하면 이 박찬욱의 본질에 더 가깝다. 하드보일드라고 불리울 만큼 영화는 일관되게 차갑고 건조하다. 그에 비하면 '올드보이'는 용암처럼 뜨겁게 끓어오르는 영화다. 이 정적이라면 '올드보이'는 ..

영화평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