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Traffic

찰나21 2010. 9. 28. 01:19
영화 줄거리
하비에르와 마놀로는 멕시코 국경을 지키는 경찰이다. 어느 날, 그들은 마약 단속을 하다 마약범을 잡게 되지만 살라자르 장군의 정부군에게 어쩔 수 없이 범인들을 넘기게 되고 살라자르는 하비에르를 눈여겨본다. 오하이오 주 대법원 판사 로버트는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직속 마약단속국장에 임명되어 워싱턴으로 향한다. 그러나 정작 그는 자신의 딸이 마약중독자인 사실은 모르고 있다. 헬러나는 지역유지로 활동하는 사업가 남편 칼과 아들 그리고 곧 태어날 뱃속의 아기와 함께 풍요롭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마약단속국 소속 요원들이 들이닥치고 칼은 구속된다. 하비에르와 마놀로는 살라자르 장군 밑에서 일하게 되고 살라자르 장군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마약조직과 연계를 맺고 뒷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된다. 로버트는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마약 중독자인 자신의 딸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지만 쉽지 않다. 헬러나는 칼이 국제마약 밀거래 조직의 거물이었던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지만 자신과 가정을 위해 칼의 반대 증인을 살해할 암살자를 고용한다. 그리고 남편을 대신해 멕시코의 마약 딜러와 직접 거래를 시도하는데...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

 

 

 

 

 

 

 

나름 기대를 했는데 실망이 크다. 내 생각에 소더버그는 기복이 심한 감독이다. 작품의 편차가 꽤 큰 것 같다. 전작인 '조지 클루니의 표적'은 상당히 재밌고 완성도도 뛰어난 영화였는데 이 영화 <트래픽>은 그렇지 않다. 뭣 하러 이렇게 런타임을 길게 해서 영화를 완성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길 필요가 있었을까? 지루하기만 하다. 영화를 다 보고 든 생각은 과연 소더버그는 이 영화를 굳이 왜 만들었을까 하는 거다. 물론 '마약 산업'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문제는 영화가 너무 재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듯싶다. 소더버그의 영화들은 대부분 밋밋하고 심심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영화 역시 무미건조하고 따분하다. 일단 드라마가 약하고 너무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다보니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는 게 관객 입장에선 혼란스럽고 어지럽다고 느껴진다.

 

<트래픽>은 크게 세 가지 플롯으로 극이 진행된다. 멕시코 경찰 '하비에르'와 '마놀로'가 이끄는 플롯이 첫 번째이고 정부의 마약부서 책임자 '로버트'와 그의 딸 '캐럴라인'이 이끌어가는 두 번째 플롯이 있다. 그리고 미국의 경찰 '고든'과 '레이'가 '루이즈'를 족치는 이야기가 세 번째 플롯이 된다. 여기서 소더버그는 친절하게도 관객들이 구분하기 쉽도록 각각의 플롯에 상이한 색감을 설정해 놓는다. 이를테면, 첫 번째 플롯에는 황량한 멕시코를 상징하는 황색 톤을 설정한다. 두 번째 플롯에는 마약을 흡입했을 때의 느낌을 십분 활용하여 차가운 블루 톤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세 번째 플롯은 정상적인 톤으로 가져간다. 그래서 각각의 색감이 서로 대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각각의 플롯의 색감은 단지 구별이 용이한 장점으로만 머물지 않고 각각 그 플롯만의 분위기와 내용, 캐릭터를 반영한다.

 

소더버그가 직접 카메라로 촬영한 이 영화는 핸드헬드가 많은데 신기한건 역동적인 느낌은 별로 들지 않고 오히려 혼란스러움과 어지러움이 많이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감독의 의도라고 보여진다. '마약'이 소재이다 보니 카메라 워크는 픽스(fix)보다 핸드헬드가 소재에 더 부합되는 촬영이었을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소더버그의 스타일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아마도 세 개의 플롯에 각각 등장하는 주요 배우들의 분량을 적절히 분배하는 데만도 애를 많이 썼을 것이다. 플롯을 대표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하더라도 간접적으로는 모두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때로는 스쳐지나가기도 하지만 사실은 '마약'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서로에게 작게는 혹은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영화가 정확히 10년 전에 나온 영화인데, 영화를 보면, 미국과 멕시코의 마약 산업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알 수 있다. 미국과 멕시코는 접경국가이기 때문에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트래픽>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반입된 마약이 어떻게 주류 미국 사회의 중산층 가정의 고등학생들에게까지 흘러들어 가는지에 대한 소더버그의 심층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물질적으론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지만 사회에 대한 반항과 저항의식은 마약을 통해 더욱더 극대화된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의 일탈이라고 해봐야 술과 담배 심하면 본드 이런 건데 미국은 마약이다. 역시 급이 다르다. 청소년에게 술보다 총기구입이 더 쉬운 나라. 고등학생의   10%가 상습 마약 중독자인 나라. 아무 죄없는 시민도 공권력으로 무조건 제압하는 경찰국가 '미국'. 사람 살 곳이 못되는 나라 같다. 영화에도 나오듯이, 돈과 힘만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온갖 권모술수로 비겁하게 승리를 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 그냥 덮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고 힘이 있어도 자녀가 마약을 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마약부서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로버트는 마약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외치지만 정작 자신의 딸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물론 로버트의 잘못은 아니다. 근데 오히려 이러한 사실이 그로 하여금 현장에 가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게 만들고 생활 속에 뿌리 내린 마약에 대해 더욱더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그에게는 목표의식이 더욱더 강고해지는 것이다. 영화 말미에 다다르면, 로버트의 딸 '캐럴라인'은 회복의 길에 놓인다.

 

영화의 제목 'traffic'은 '밀거래'를 뜻한다. 이 영화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은 베니시오 델 토로의 시종일관 찌푸린 얼굴이 인상에 남는다.

 

백인뿐만 아니라 히스패닉, 흑인 그러니까 동양인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인종이 나오는데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밀고, 서로 속고 속이는 뒤통수치기의 싸움들이 보는 나로 하여금 질리게 만든다. 할리우드 범죄 영화는 대부분 이런 상황들을 많이 연출한다. 아무리 영화지만 치졸하고 유치해 보인다.

 

영화의 엔딩, 하비에르가 원했듯, 어둠 속에서 환한 빛이 비추며 그 아래로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마약 범죄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감독은 언젠간 마약 산업과 마약 범죄가 종식되어 더 이상 어린 아이와 청소년들이 마약을 사고파는 일없이 평화롭게 살아갈 그 날을 희망하고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캐럴라인'이고 야구를 하는 아이들이다.     

 
 

★☆

도대체 왜 이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는지 왜 감독상을 수여받았는지 이해불가하다. 과대평가된 영화. 마약은 정말 나쁜 것이다. 고등학생들이 마약하는 모습을 보며 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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