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소재 자체도 뻔한 소재인데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너무 진부해서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영화에 그런 큰 상을 수여할 수 있었을까.
마지막 장면은 조금 여운이 남는다. 그러나 전개과정이 너무 재미가 없다. 화면은 지극히 평면적이며 어떠한 미장센도 없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밋밋하다.
이 영화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속 주인공의 아들이 초반에 죽음을 당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아들의 죽음 이후에 가족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들의 죽음이 혹은 오빠의 죽음이 한 가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영화에서 아들의 죽음 외에는 극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마지막 부분에서 아들의 여자 친구가 등장하는 부분 또한 극적인 요소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끄트머리에 나오기 때문에 그리 파장은 크지 않다. 시종일관 조용하게 흘러간다.
한 가지 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유머가 없다는 것이다. 영화 내내 무겁고 우울하기만 하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슬프지만 정작 영화를 보는 나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고 무엇보다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이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자체의 문제라고 봐야한다. 영화 속 인물들의 슬픔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감동이 없다. 울림이 없다.
영화의 제목 '아들의 방'은 실재 공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주인공 가족들이 가지게 되는 내면의 텅 빈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아들이 학교에서 물건을 훔쳤을 때, 아버지는 의심을 하고 엄마는 아들을 믿는다. 그러나 아들이 사고로 죽었을 때, 그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설사 아들이 거짓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아버지가 진실을 몰랐다 하여도...
아버지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엄마는 그런 남편에게 냉정함을 요구한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 아버지와 엄마는 아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아들이 죽고 나서 아쉬움과 후회에 몸서리를 친다. 결국 아버지는 심리상담 일을 그만둔다. 오히려 그는 자기가 상담을 받아야할 처지인 것이다.
그들이 아픔과 그리움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순간에 한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아들의 여자친구 '아리안나'다. 그들은 아리안나를 배웅하면서 작별을 고한다. 그 작별은 아들과의 혹은 오빠와의 작별이기도 하다. 그들은 아들이 죽고 난 후에도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드디어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은 그들 마음속에서 꼭 붙들고 있던 아들을 비로소 놓아준다. 그것은 아들에 대한 그리고 과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아들은 그들로부터 자유롭게 하늘을 향해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살아있는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할 것 아닌가.


★☆
지루함이 유럽영화의 특징인가.. 뻔한 소재에다 진부한 이야기 전개로 몰입하기 힘든 영화. 과문하지만 유럽영화는 아직도 나에겐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진다. 공기 자체가 다른 것 같다. 남아있는 자들의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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