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영화다.
로빈 윌리엄스와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가 훌륭하다. 로버트 드 니로의 환자 연기도 물론 일품이지만 개인적으로 로빈 윌리엄스의 훈훈한 연기가 더 인상깊게 남아있다. 로빈 윌리엄스는 작품선택을 정말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특히 휴머니즘 영화에서 강점을 보인다. 환자를 치유하는 직업을 가진 인물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배우다. 영화에서만큼은 정말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페니 마셜 감독은 드라마에 능한 연출자다. 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잘 연출하기로 소문난 감독이다. 대단히 미국적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봐야겠다. 물론 미국인들만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 의미가 아니다. 미국적이지만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영화를 만든다.
사실 이 영화의 중심 플롯은 세이어 박사가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실험을 하고 연구하는 과정이다. 결론은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봐야겠다. 또 하나의 플롯은 세이어 박사와 레너드의 우정이다. 사실 난 방금 말한 플롯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근데 자세히 보니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세이어 박사의 임상실험이었다. 어쨌거나 관객들로 하여금 가장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플롯은 역시 두 사람의 인간적인 관계에 있다.
세이어 박사가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연구하는 모습은 정말 눈물겹다.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왜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의사가 존재하지 않는걸까?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물론 그의 실험과 연구가 결과적으로 성공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중요한건 그가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단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 환자들을 그 정도로 까지 호전시킨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방관자처럼 그들을 그냥 환자로만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역시 그들처럼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우리랑 다른 사람들이라 치부하기엔 그들은 처절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다. 말 그대로 유령처럼 사는 것이다. 말도 할 수 없고 여행도 갈 수 없고 일도 할 수 없다. 그들이 각성 상태에 이르러서야 그들은 말도 하고 춤도 출수 있게 되었다.
한 사람의 의사가 성의를 다해 온 몸으로 연구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계속 유령으로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영원히.
레너드는 각성 상태에 이르자 사랑도 하고 자기 주장도 하고 저항도 해본다. 그는 말 그대로 깨어있게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찡했던 장면은 레너드가 좋아하던 여자 '폴라'에게 이별의 악수를 건네자 폴라가 손을 꼭 잡은채 그녀의 허리에 그의 손을 갖다 대고 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레너드가 창문 밖으로 폴라가 걸어가는 모습을 하염없이 내려다보는 장면은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이다.
세이어 박사가 환자에게 특히 레너드에게 쏟는 관심은 지극정성이다. 그러나 세이어 박사도 환자들과 레너드, 주위 동료들을 통해 심리적 식물인간 상태에서 각성으로 깨어난다. 소심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그가 동료 간호사 엘러너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가 다 환자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듯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깨어나라! 나의 영혼아!


★★★★
잔잔함 속에 따뜻함이 있는 가슴 찡한 영화. 로빈 윌리엄스의 훈훈한 연기가 좋다. 로버트 드 니로의 환자 연기도 훌륭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드라마틱하다. 인간의 정신은 약물보다 강하다! 믿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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