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럭저럭 잘 만든 영화다. 이 영화는 만듦새가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하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내용과 분위기에 딱 맞는 연출임을 깨닫게 된다.
차를라이즈 세런의 제목 그대로 괴물같은 연기가 보는 사람을 제압한다. 크리스티나 역시 철없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다. 역시 베테랑 배우답다.
무엇이 영화 속 그녀를 괴물로 만들었을까. '리'는 분명히 불쌍한 인물이다. 처음엔 그녀가 피해자였다. 그러나 나중엔 그녀가 가해자가 된다. 그것은 인정해야할 사실이다. '리'는 어쨌든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 살인범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다소 불편했던 점은 '리'와 '셀비'가 동성연애를 하는 부분이 아니라 '리'가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시키며 변명하는 데 있다. 물론 동성애를 하는 장면이 보기에 유쾌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익숙해진 부분이 있어서 특별히 큰 거부감은 없었다. 다만 '리'가 주장하는 말들이 듣기에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결론적으론 비겁한 변명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녀가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살인을 했지만 그 다음에 살인을 할 때는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이유가 있다면 남자란 동물에 대한 경멸이겠지. 차를 뺏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살인을 정당화 할 순 없다. 특히 마지막 피살자의 경우는 너무 가슴이 아프다. 물론 '리'의 입장에서도 죽일 마음이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를 도우려던 선한 사람을 죽였으니 말이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매정한 가족들은 그녀를 길거리로 내몰았고 마음과 육체가 멍들고 말았다. 셀비를 돌봐준 아줌마 '도나'는 그것조차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어렵다고 다 창녀가 되거나 마약중독자가 되는 건 아니라고 말이다.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난 개인적으로 어느 것이 진리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면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니까. 섣불리 판단하고 싶지 않다.
만약 '리'가 셀비를 만나지 않았다면 처형이라는 비극은 당하지 않았을텐데... 셀비를 만난 후 '리'의 인생은 더욱더 꼬이고 추락하고 만다. 물론 '리'의 입장에서는 셀비를 만난 것이 좋은 추억이자 소중한 사랑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이 다 결과로만 판단되어질 수는 없으니까.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짜증났던 부분은 셀비의 말과 행동이다. 짜증날 정도로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행태가 눈에 거슬렸다.
'리'는 자신의 모든 걸 셀비에게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돌아온 건 배신과 눈물뿐이다. 물론 셀비도 '리'에 대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 배신을 때린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그렇게 이중인격자처럼 처신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타인으로부터 관심받기를 너무나도 간절히 원했지만 '리'는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을 받았다. 대신 그 사랑을 온전히 셀비에게 쏟아 부었다. 상대를 믿기까지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리'는 그렇게 또 상처를 받고 만다.
영화를 보고 나서 머리가 잠시 복잡해졌다. 무엇이 옳은 걸까...
마지막 배경음악과 함께 '리'가 셀비와 헤어진 후 사형선고를 받고 걸어가는 장면에서 안타까움과 서글픔이 느껴졌다.
사실 이 영화는 여자들이 더 공감할 요소들이 많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나는 울림 같은 정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극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화다. 아무튼 굉장한 몰입도를 가지고 본 영화다.


그럭저럭 잘 만든 영화. 투박하지만 솔직하다. 샤를리즈 테론의 괴물같은 연기가 인상적이다. 슬프다기 보단 안타깝다. 셀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극적인 요소가 상당하다. 그러나 울림은 없다. |
'영화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Road to Perdition (0) | 2009.07.14 |
---|---|
Where the Heart Is (0) | 2009.07.08 |
The Wrestler (0) | 2009.06.30 |
워낭소리 (0) | 2009.06.28 |
Play It to the Bone (0) | 2009.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