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적인 재미는 어느 정도 갖춘 영화다. 다만 빈약한 플롯에 비해 러닝타임이 쓸데없이 길다. 전반부와 중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쳐지는 느낌이다. 특히 시저와 빈스가 복싱 대결을 하는 장면은 무려 20~30분 정도에 달할 정도로 길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지루했던 장면이다. 영화상으로 봤을 때 마지막 복싱 장면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줬겠지만 내가 봐선 과했다는 생각이다. 복싱 장면이 끝나고 나서도 쓸데없는 사족처럼 장면이 이어진다. 한마디로 늘어지는 느낌이다.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이기 이전에 로드무비라고 볼 수 있다. 로드무비와 서부영화는 미국 영화의 대표적인 장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환경에 있다. 끝도 없이 넓은 땅은 로드무비가 탄생하도록 만들었다. 서부영화 역시 미국인들이 개척한 서부라는 공간이 있었기에 탄생한 장르다. 끝없는 사막과 황량한 들판을 차를 타고 가로지르며 떠난다. 길게는 며칠씩 가까이는 반나절씩 걸린다. 차를 타고 가면서 그들은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화해한다. 잠시 쉬러 들르는 휴게소에서도 사건들은 벌어진다.
사실 '플레이 투 더 본'은 아주 간단한 내용의 영화다. 나름 화려했지만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두 명의 복서가 돈을 위해서 잠시 우정을 내려놓고 한판 벌이는 영화다. 그게 이 영화의 소재다. 영화는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다만 이 영화를 채우는 것은 차를 타고 가면서 나누는 대화들, 사건 그리고 복싱 대결 장면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복싱 대결에서 누가 이기느냐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왜냐면 그건 중요치 않기 때문에. 내가 흥미롭게 본 부분은 차를 타고 가면서 3명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들이다. 이것이 바로 로드무비의 장점이다. 종교에 관한 논쟁.. 성적 취향에 관한 이견들.. 아주 재미있었다. 물론 그 대사들이 영화의 전개에 영향을 미치거나 하진 않는다. 내가 좋았던 건 일상적인 대화였다는 것. 또한 내가 평상시에 생각했던 주제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실 종교나 성적 취향과 관련된 주제는 미국사회에선 늘 논란의 중심이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의 역사는 영국의 청교도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결국 둘 다 상관관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결국 주인공들의 개인적인 대화라고만 한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시저와 빈스는 그런 부분들로 인해 다투지만 그것들이 시저와 빈스의 우정을 갈라놓진 못한다. 정치적 성향이나 종교 혹은 성적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관계가 성립될 수 없는 건 아니니까.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우디 해럴슨의 연기가 재밌다. 특히 우디 해럴슨은 재치가 넘치는 배우다. 감독인 론 셸턴은 스포츠 영화 전문 감독이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오락 영화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떠한 메시지도 없다. 다만 뼈가 으스러지도록 싸울 뿐이다.


★★☆
우디 해럴슨과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연기파 배우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배우들이다. 이야기적으로는 즐길만했다. 다만 빈약한 플롯에 비해 러닝타임이 길어 늘어진다는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오락영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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