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Crazy/Beautiful

찰나21 2010. 2. 13. 17:33
영화 줄거리
우연히 해변에서 만나 서로 인사를 하게 된 카를로스와 니콜. 니콜은 저명인사인 아버지를 둔 유복한 가정의 십대 고등학생이다. 반면에 카를로스는 가난한 라틴계 이민자 가정의 십대 고등학생이다. 니콜은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어렸을 적 트라우마로 인해 술과 마약에 쩔어 사는 반항기어린 소녀다. 카를로스는 파일럿을 꿈꾸며 공부와 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열심인 청년이다. 그런 두 사람은 상반된 입장임에도 서로에게 빠져들고 사랑을 시작한다. 카를로스는 니콜의 충동적인 성향을 옆에서 잘 제어해주고 니콜은 카를로스가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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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영화이자 성장영화다. 언제나 십대를 다룬 영화는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기 마련이다. '크레이지/뷰티풀'은 우울한 정서와 폭발할 것 같은 분노, 치기어린 감성이 녹아있는 영화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다. 어쨌든 해피엔딩이니까.

 

 커스틴 던스트는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질 것만 같은 내면을 가진 인물 '니콜'을 탁월하게 연기한다. 창백한 얼굴에 부스스한 짧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금세라도 입술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나약한 청춘의 모습이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풍족한 생활을 누리지만 정신적으로는 이미 파탄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반면에 제이 헤르난데즈가 연기한 '카를로스'는 경제적으로는 형편이 좋지 못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건강한 인물이다. 그는 학업과 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열심인 건실한 청년이다. 그런 그가 수업도 게을리 하고 마약과 술에 빠져 방탕한 생활만 일삼는 니콜을 만난다. 두 사람은 너무도 상반된 가치관과 환경에 놓여 있지만 오히려 서로 반대되는 부분이 많기에 더 잘 맞는다. 카를로스는 남자답게 니콜을 보호하고 격려해주며 니콜은 카를로스의 배려에 점차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사실 그렇게 새로울 게 없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성에 젖어들게 만든다. 영화 내내 느껴지는 우울한 감성은 니콜만의 감정은 아닌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감성도 더해진다. 그래서 더욱 감정이입하며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할리우드만이 그려낼 수 있는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배우들의 연기, 대사들이 한데 뭉쳐져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나는 이미 십대가 지난 지 한참 오래되었고 그 나이대의 감성은 아니지만 아직은 조금 남아있는 듯싶다.

 

사실 이런 영화에 영화적 깊이를 원하는 건 무리겠지. 결국 니콜이 그렇게도 힘들게 겪고 있던 갈등은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선 너무 쉽게 봉합되어버린다. 결국 사랑이 모든 걸 치유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현실은 동화속의 세계가 아니다. 엄마의 죽음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섭섭함 그리고 새엄마에 대한 거부감 이런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생긴 건 아닐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쌓여서 형성된 것들인데 이것들이 남자친구의 사랑과 아버지와의 화해로 눈 녹듯이 사라진다. 물론 가능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곧 완전한 치유라고 볼 수는 없다. 삶은 계속되는 거니까. 살다보면 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불행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치유는 없다고 본다. 어차피 끌어안고 가야한다. 다만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니콜에겐 그것이 또 하나의 시작이다. 나에게도 새로운 시작이다.

 

★★★☆

청춘영화지만 가볍지 않고 우울한 정서가 녹아있는 진지한 영화. 그래서 맘에 든다. 나에게 이 영화의 엔딩은 행복하면서도 씁쓸하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커스틴 던스트와 제이 헤르난데즈는 최고의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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