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스토리 자체가 식상하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뻔한 구도에 권선징악의 결말을 가지고 있
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다. 전형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한걸음도 탈피하지 못하는 그런 영
화다. 액션 장면들을 보라. 얼마나 유치하고 식상한가. 그렇게 크게 기대도 안했지만 역시 보고 나니
한숨만 나온다. 로버트 다우니 Jr.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데 이런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
하여 소모되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물론 연기는 여전히 훌륭하고 매력도 살아있지만
말이다. 악역을 연기한 제프 브리지스는 처음엔 못 알아 봤다. 대머리에 그렇게 우람한 모습은 처음이
었기 때문이다. 귀네스 팰트로우는 개인적으로 과대평가 받는 배우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서 보면 중동의 게릴라군과 미국의 무기업체를 이끄는 토니 스타크를 보조하는 2인자 '오배다이아'가
서로 모종의 관계를 갖는 모습이 나온다. 일종의 음모론인데... 실제로 미국과 중동이 우리가 모르는
이런 관계를 지니고 있다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일종의 현실에 대한 은유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충
분히 가능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왜냐면 세상엔 드러나지 않는 진실이 분명 존재하니까. 이 영화는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본 바가 있지만 미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인이 미
국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부쉬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읽을 수 있다. 미국이 적을 공
격하기 위해 만든 최첨단 무기가 오히려 미국 군인을 죽게 만드는 그런 오류가 벌어진다. 영화 초반부
에 토니는 여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무기를 생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대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나
름대로 자부심을 가진다. 물론 여기자가 봤을 때 토니의 그 발언은 잘못을 정당화시키고 합리화시키
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본래 무기는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동시에 공
격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방어가 곧 공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강의 무기업체를 이끄는 CEO인 토니가 평화를 외치는 모습은 정말 모순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이도 토니는 자신이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물론 그가 선택한 것은
평화라는 이름의 폭력이지만 말이다. 대화로 안 통하니 폭력을 쓸 수 밖에... 사실 공화당의 부쉬야 그
렇다 치더라도 힐러리 조차 이라크 전쟁에 찬성을 했었다는 것은 미국이란 나라가 기본적으로 폭력성
을 바탕으로 한 무시무시한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무기를 많이 보유해야 평화가 유지된다는
논리 자체가 섬뜩한 것 아닌가. 어쩌면 중동 문제도 그들의 문제인데 미국이 개입하는 바람에 이렇게
일이 더 커진 것 아닌가. 폭력성은 사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지막지하게 총으로
휘갈기고 폭탄이 떨어지고 유리창 깨지고 자동차가 박살이 나는 이러한 소음이 난무하는 폭력적인 장
면들을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너무나 쉽게 보편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 중에서 그렇지
않은 영화도 많다. 하지만 그런 폭력성을 가진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많이 끄는 것은 미국인들
의 취향과 성향을 반영하는 근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미국을 굉장히 혐오하는 사람처럼 느
껴지지만 그렇지 않다. 난 개인적으로 미국이란 나라를 동경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 다만 내 개인적
인 생각과 느낌을 밝혀둔 것이다.


★★
큰 기대도 사실 안했지만 보고 나서 한숨 나오는 영화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오락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남는건 소음과 정신없는 액션으로 인한 아픈 눈과 귀다. 미국이 저지른 일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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