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American Beauty

찰나21 2008. 10. 16. 18:22
영화 줄거리
레스터 버냄은 아내 캐롤린과 딸 제인을 둔 중산층의 가장이다. 하지만 레스터는 아내와 딸로부터 가장 취급도 못 받고 혼자 자위하는 걸로 삶의 쾌락을 느끼는 무기력하고 불쌍한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해병대 대령 프랭크의 아들 리키는 제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레스터는 제인의 친구 앤절라에게 흑심을 품는다. 캐롤린은 '부동산 왕'으로 불리는 버디란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 미움과 시기로 서로에게 등을 돌린 가족... 과연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정말 대단한 영화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본게 8년 전이었다. 그 후에도 한번정도 더 봤었고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번엔 자세히 집중해서 보았다. 그때 당시 8년 전에 이 영화는 나에게 충격과 많

 

은 여운을 남겼었다. 지금도 그것은 유효하다. 보고 나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다. 우선

 

한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사실 난 이 영화가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두 배우의 영화라

 

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니 아니었다. 주요배역을 맡은 이른바 조연배우들의 비중은 주

 

연인 두 배우와 거의 차이가 없이 동일하다. 다만 크레디트 순서가 정해져 있을 뿐이다. 그만큼 조연

 

배우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다행이도 모두 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각자 맡은 역할

 

에 충실한 연기였다. 물론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감독의

 

연출이 빛나는 영화다. 샘 멘데스는 걸출한 데뷔작을 선보였다.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

 

품상과 감독상 등을 거머쥐었다. 감독의 역량이 최대치로 발휘된 영화로 보인다. 미국 중산층 가정의

 

폐부를 찌른다. 어쩌면 미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의 맨 첫 장면은 결말에 대한 암시이자 일종의 함정이다. 그토록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

 

웠던 아빠가 자신의 남자친구의 아버지에게 총을 맞는 결말은 참 당혹스러울 정도다. 그것이 이 영화

 

의 반전이다. 하지만 정말 슬픈 건 레스터가 삶의 행복을 깨달았을 때 그가 죽는다는 것이다. 이미 깨

 

닫기엔 너무 늦어버린걸까...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이 현실에서 행복을 찾

 

고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야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느껴진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말이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부분은 인간이 가진 가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있다. 프랭크 대령은 그의 아들

 

에게는 굉장히 엄한 아버지이다. 평소에도 동성애를 경멸할 만큼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인물이다. 아

 

들을 동성애자로 오해해서 결국 집에서 내쫓지만 알고 보니 프랭크 자신이 동성애자였다. 앤절라는

 

평상시에도 평범함을 혐오할 만큼 섹스를 밝히고 개방적이다. 하지만 막상 아버지뻘 되는 레스터에게

 

눈물을 흘리며 숫처녀임을 사실대로 고백한다. 꼭 굳이 가식이라고 할 건 없지만 일종의 열등감이라

 

고 볼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열등감으로 인해 그 열등감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여 드러

 

내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열등감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거나 수

 

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열등감은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게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샘 멘

 

데스는 아주 차갑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날카롭게 미국 사회를 해부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메리칸 뷰

 

티'란 제목은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각본도 훌륭하지만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한 연출이 돋보인다. 예

 

를 들어 붉은 장미 꽃잎이 떨어지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많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

 

상적이었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레스터가 죽고 그의 주변인물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총소리를 듣

 

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많은 의미가 담긴 영화다. 음악도 좋다.                                                                                                 

 

★★★★

굉장히 어둡고 진지한 영화다. 힘없고 나약한 가장이 아내와 딸에게 반항을 하고 자기 주장을 펼칠때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반면에 권위적인 가장을 둔 리키와 그의 엄마의 모습은 더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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