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대단한 영화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본게 8년 전이었다. 그 후에도 한번정도 더 봤었고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번엔 자세히 집중해서 보았다. 그때 당시 8년 전에 이 영화는 나에게 충격과 많
은 여운을 남겼었다. 지금도 그것은 유효하다. 보고 나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다. 우선
한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사실 난 이 영화가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두 배우의 영화라
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니 아니었다. 주요배역을 맡은 이른바 조연배우들의 비중은 주
연인 두 배우와 거의 차이가 없이 동일하다. 다만 크레디트 순서가 정해져 있을 뿐이다. 그만큼 조연
배우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다행이도 모두 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각자 맡은 역할
에 충실한 연기였다. 물론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감독의
연출이 빛나는 영화다. 샘 멘데스는 걸출한 데뷔작을 선보였다.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
품상과 감독상 등을 거머쥐었다. 감독의 역량이 최대치로 발휘된 영화로 보인다. 미국 중산층 가정의
폐부를 찌른다. 어쩌면 미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의 맨 첫 장면은 결말에 대한 암시이자 일종의 함정이다. 그토록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
웠던 아빠가 자신의 남자친구의 아버지에게 총을 맞는 결말은 참 당혹스러울 정도다. 그것이 이 영화
의 반전이다. 하지만 정말 슬픈 건 레스터가 삶의 행복을 깨달았을 때 그가 죽는다는 것이다. 이미 깨
닫기엔 너무 늦어버린걸까...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이 현실에서 행복을 찾
고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야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느껴진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말이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부분은 인간이 가진 가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있다. 프랭크 대령은 그의 아들
에게는 굉장히 엄한 아버지이다. 평소에도 동성애를 경멸할 만큼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인물이다. 아
들을 동성애자로 오해해서 결국 집에서 내쫓지만 알고 보니 프랭크 자신이 동성애자였다. 앤절라는
평상시에도 평범함을 혐오할 만큼 섹스를 밝히고 개방적이다. 하지만 막상 아버지뻘 되는 레스터에게
눈물을 흘리며 숫처녀임을 사실대로 고백한다. 꼭 굳이 가식이라고 할 건 없지만 일종의 열등감이라
고 볼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열등감으로 인해 그 열등감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여 드러
내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열등감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거나 수
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열등감은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게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샘 멘
데스는 아주 차갑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날카롭게 미국 사회를 해부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메리칸 뷰
티'란 제목은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각본도 훌륭하지만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한 연출이 돋보인다. 예
를 들어 붉은 장미 꽃잎이 떨어지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많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
상적이었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레스터가 죽고 그의 주변인물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총소리를 듣
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많은 의미가 담긴 영화다. 음악도 좋다.


★★★★
굉장히 어둡고 진지한 영화다. 힘없고 나약한 가장이 아내와 딸에게 반항을 하고 자기 주장을 펼칠때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반면에 권위적인 가장을 둔 리키와 그의 엄마의 모습은 더 가슴이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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