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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변호텔' 중에서

찰나21 2021. 12. 7. 17:02

눈이 옵니다

이카라는 조직이 생겼고 사람들은 이유 없이 그들에게 조종 당합니다

안 속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한 사람들은 이유가 없답니다

이카라는 조직은 이사를 못하게 합니다

이사를 하는 건 철저히 그들만의 권한입니다

이카의 일원이 되면 이사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눈이 오는 날

두 여인이 작은 남자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어린 아이지만 덧니가 있고 덧니가 밖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긴 매한가지 입니다

사람들도 차차 덧니 아이가 귀한 아이라는 걸 알아차립니다

두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는데도 떠나지를 못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은데 아이는 옆의 사람들한테 너무 매력적입니다

이카가 그 아이를 그냥 거기 두기를 원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족 시키는 이 아이를 여기 두기로 한 겁니다

두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가지 못하자 아이가 그곳에서 어둡게 크기 시작합니다


쑥쑥 크고 아이는 이제 벌써 컸습니다

얼굴은 좀 시커멓고 눈은 부리부리합니다

원래 아이의 모습은 남아있는지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다르고 슬픕니다 지금의 모습에

이카는 잔인합니다

아이는 그런 모습으로 기름을 넣고 있습니다

석탄을 채굴하는 사람처럼 기름을 넣고 있습니다

너무 외롭고 너무 황량한 곳에 혼자 그 기름 호스를 들고 서 있습니다

눈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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