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에 들어간 것은 중학교 때였다
일요일 오후엔 찬양 연습했다
끌어내리듯 부르는 것이 나의 문제라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기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무로 된 긴 의자와 거기 울리는 소리가 좋았다
말씀을 처음 배운 것은 말을 익히기 전의 일이었다
그것을 배우며
하나님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목소리가 커졌다 잦아들었다
공간이 울고 있었다
낮은 곳에 임하시는 소리가 있어
계속 눈앞에서 타오르는 푸른 나무만 바라보았다
끌어내리듯 부르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마음이 어려서 신을 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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