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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치솟은 소나무 숲이 / 이성복

찰나21 2019. 6. 28. 21:55



높이 치솟은 소나무 숲이 불안하였다 밤, 하늘의 구름은 층층이 띠를 이루고 그 사이 하늘은 무늬 넣은 떡처럼 쌓였다 층층이, 하늘에 가면 말이 필요할까 이곳은 말이 통하지 않는 곳

이곳은 말이 통하지 않아! 집에 가면 오늘도 아버지 집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모두 피를 본 사람들이다 의로운 자들, 스스로 의롭게 여기는 자들의 입에 피가 묻어 있다 의로운 자들의 입에서 피가 웃는다 아버지는 그들을 몹시 사랑하신다

, 하고 내 입에서 낮은 한숨이 나온다 오늘 밤 그들은 시끄러운 예언자를 묶어 나무에 매달 것이다 예언자도 그리 믿을 만한 사람은 못 된다 그의 배는 부르고 걱정이 없다 아무도 걱정하는 사람은 없고......

소나무 숲은 더욱 불안해진다 달이 소나무 숲으로 밀려 가고 물은 움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