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딸 유수진(21‧사회학과)씨가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에 단독 출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유 씨는 지난달 26일 사회대 학생 516명의 추천을 받아 ‘불가능을 요구하라! 함께 만드는 가능성, 레디, 액션(ready, ACTION)’ 선거운동본부의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2009년 서울대 사회과학계열에 입학한 유 씨는 “지난 6월 법인화를 반대하며 총학생회가 대학본부를 점거한 것을 계기로 아직 학생들에게 힘이 남아 있다는 희망을 발견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되면 곧바로 법인화 반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씨는 그간 사회대 학생회 집행국에서 일했고 올해 서울대 법인화법 폐기 활동과 본부 점거 농성에도 참여하는 등 활동을 벌여왔다.
유 씨는 2009년 대학 입학 때만 해도 학생회에 별로 관심이 없었으나 법인화법 폐기 운동에 큰 영향을 받고 적극 참여하게 됐다. 유 씨는 “학생회가 없었다면 본부 점거나 법인화를 둘러싼 싸움에서 지금만큼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며 “학생들이 대학권력에 개입해 스스로 삶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이 되고 싶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부모님이 출마를) 반기지는 않으셨지만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며 “얼마 전에는 정장을 직접 골라주시더라”고도 했다.
유씨는 아버지 유 대표가 국민참여당을 창당할 무렵 진보신당 당원으로 활동했었다. 유 대표와 유 씨는 서울대 법인화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유 씨는 “지금도 아버지는 서울대 법인화 과정이 절차상의 문제는 있었더라도 경쟁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와 딸의 정치적 견해가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아버지 유시민 대표와는 대화보다 책을 통해 ‘교감’하는 편이고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 씨는 아버지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딸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해주는 좋은 아버지”라고 평가했다.
환경, 절대 빈곤 등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유씨는 원래 유 대표처럼 경제학을 전공하려 했으나 철저히 비주류에 머물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사회학과로 진로를 바꿨다.
유 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사회 부조리에 분노를 많이 느꼈지만, 사람들이 나빠서라기보다 저마다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진씨는 부모를 따라 독일에서 7년간 유학생활을 해 독어에 능통하다. 중학생때 독일 동화 <차가운 심장>을 번역 출간해 화제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불가능을 요구하라! 함께 만드는 가능성’이란 구호에 대해 유 씨는 “현실을 바꾸라는 대부분의 요구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만들면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이 드러날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투표는 선거운동과 정책간담회, 2차례의 유세를 거쳐 오는 9~11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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