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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燈)을 세우고 24 / 이성복
찰나21
2019. 6. 28. 21:17
밤 11시 혼자 화장실 창문을 열고 하늘로 치솟은 검은 나무를 바라본다 오래 고향에선 편지가 오지 않고 나는 늘 혼자다 혼자 잠자고, 혼자 밥 먹고......이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이라도 했겠는가 내 바라보는 검은 나무에는 달빛 한 점 묻지 않고, 그 속에서 검은 잠을 자는 새들이라도 있는가 오래 고향에선 편지가 오지 않고, 바람 불면 푸른 나무 그늘 아래 흰 떡시루를 이고 오는 젊으실 적 어머니 어쩌면 그런 일이라도 있었던가 검은 새, 검은 새야 우리 어머니 이고 오는 흰 떡시루라도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