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hool of Rock











잭 블랙의 원맨쇼를 감상할 수 있다. 감독의 연출력도 좋고 이야기 구성도 좋지만 잭 블랙의 연기로
인해 영화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나의 영화가 감독의 연출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 요소로 이루어지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의 연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좌지우지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영화는 잭 블랙의 연기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 그
의 표정이나 제스처 그리고 말투는 정말 독보적이다. 사실 캐릭터로만 봤을 땐 흔한 캐릭터지만 잭 블
랙이 연기하면서 더욱더 캐릭터가 돋보인다. 특유의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
금 웃음과 활력을 선사한다. 다른 배우가 이 나태하고 실패자 역할인 '듀이'를 연기하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정말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훌륭한 배우다. 사실 음악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
욱더 영화에 빠져든 면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 영화가 정말 사랑스럽고 좋은 이유는 단
한순간도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힘들고 각박하고 정이 메마른 세상에 살면서 영화를 통
해서나마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작은 행복일 것이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영화
이다. 사실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고 부담 없이 볼 수 있을 만큼 쉬운 영화다. 하지만 그것이 흠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이 영화의 장점이다. 친구의 애인과 밴드 멤버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소외당
하는 루저(loser)가 학교의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밴드를 결성하여 새로운 삶을 찾는 모습은 정
말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물론 거짓말로 대리교사를 사칭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듀이
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뭇매를 맞지만 음악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말하는 실패자-사실 그
들에게도 나름대로 삶의 철학이 있고 지켜야 할 것은 지킨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도 꿈이 있고 따뜻한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앤 큐잭이 연기한 로절리 교장은 원래부터 정숙하고 빈틈없는 사람이라
고 보였지만 실상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본인도 답답하고 싫다는 괴로움 섞인 한탄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이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사람을 볼 때 한 가지 이미지로만 규정할 때가 있다. 그러니
까 말 그대로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쳐서 못 보는 숨겨진 다른 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 좀 더 신중하고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그런 오류
는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영화 속에 나오는 학생들이 너무 선생님 말을
잘 따르고 착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미국에서는 그런가? 한국은 아닌 것 같
은데...


잭 블랙의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가 최고다. 사실 잭 블랙의 표정과 말투, 제스처에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연상이 되었다. 물론 리오는 정극 연기를 하는 배우지만.. 정말 경쾌하고 흥미가 넘치는 좋은 영화다. |